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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생 친칠라/공부하기

211117/ 나의 복권은 꾸준함

by 친칠라 2021. 11. 18.

  일이 몰리려니까 장난 없이 몰려서 도저히 여기에 들를 시간을 내지 못했다. 그동안 있었던 짤막한 근황들을 남겨 본다.

 

  장면 하나. 드디어 투고 과정의 끝이 보인다. 심사 결과는 '수정 후 게재'였고, 어제 심사의견 속 수정 요구사항들을 나름대로 반영해서 수정해 보았다. 그 수정본에 대해 다시 선생님께서 피드백을 주셨고, 그걸 반영해서 내일 다시 보내 드리면 (아마도) 최종 제출 단계로 가게 될 것 같다. 내 보고서 주제에서 시작됐지만 글의 짜임이나 보다 풍성한 내용을 추가할 수 있게 된 것, 그리고 투고 과정을 매끄럽게 지날 수 있었던 건 다 선생님 덕이다. 학술지 논문 투고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학위논문은 대체 어떻게 쓰나 싶지만 그래도 아주 좋은 예방주사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한 번에 몰아서 많은 양을 쓰는 스타일이 아니고, 찔끔찔끔씩이라도 자주 꾸준히 쓰는 스타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장면 둘. 며칠 전에 갑자기 내 베이스 유튜브 영상과 베이스 계정을 안산 선수가 인스타 스토리에 공유해 주셨다. 정말 깜짝 놀랐고... 선수님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같이 좋다고 말해 주니 기뻤다. 근데 한편으로는 나는 내가 어디를 절었고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너무 잘 아니까 부끄럽기도 했다. 요새 너무 정신이 없어서 베이스 연습은 거의 못 하고 있었는데 그게 좀 찔리기도 했다. 이게 무슨 일이야 하고 있는데 주변에서들 복권을 사라고 했다. 또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언니의 복권은 꾸준함'이라는 말을 해 주었다. 다시 봐도 찡하네. 그래 뭐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이런 날이 오는구나. 투고도 베이스도.

 

 

  장면 셋. 다음 주에 기말보고서 계획 발표가 하나 있고, 곧 조별 발표를 준비해야 하며, 예측하지 못했던 수업에서 기말보고서가 추가되었고(주제를 지금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다른 수업에 비해 가볍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7장짜리 보고서를 써야 하는 수업이 하나 더 있는 학기말이다. 한 마디로 너무 정신이 없다. 우선순위를 세우기도 혼란스러워서 자주 뇌정지가 온다. 그래도 매일매일 일단 앉아서 파일을 열고 뭐라도 쓰거나, 책이나 논문을 펴고 뭐라도 하나 더 읽는다.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다 싶지 않으면 스터디 4개도 최대한 나가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잠을 희생하고 있어서 슬슬 누적된 수면부족이 버겁긴 한데, 1-2주 정도는 더 이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지치지 않게 너무 욕심은 내지 말고, 그렇다고 아예 멈추지도 말고, 그냥 지금처럼 매일 찔끔찔끔씩 뭐라도 한다! 하는 생각으로 학기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특출나게 머리가 좋은 것도, 남들보다 효율이 좋은 것도 아닌 내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성실함인 것 같으니까. 또리가 말해준 것처럼 내 복권은 꾸준함이라고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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